책 이야기

내 멋대로 부대찌개

요정맘 2017. 6. 27. 04:35


 

『내 멋대로 부대찌개』를 읽고나서
                 - 마음이 따듯해지는 동화 -


한 권의 책에서 여섯명의 작가들의 다양하고 즐거운 동화세계로 여행을 떠나는 좋은 책 한권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 책은 김자연, 박예분, 장은영, 박월선, 서성자, 박서진 여섯 명의 ‘전북동화사랑모임’ 아동문학가들이 어린이의 마음밭에 꼭 심어주고 싶은 가치를 선물하고자 이야기를 통해 전하고 있습니다.

가치(價値)란 단어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① = 값, ② 어떤 사물이 지니고 있는 의의나 중요성, ③ 인간의 감정이나 요구나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 ④ 사람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재화의 중요 정도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즉 가치는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영양소’라고도 할 수 있지요.
가치는 ‘경청, 공감, 끈기, 바른 마음, 보살핌, 부지런, 생명 존중, 솔선, 아름다움, 양보, 우정, 자연 사랑, 자유, 절약, 절제, 정돈, 정성, 즐거움, 질서,착한 마음, 평화, 함께하기, 협동, 희망’의 다양한 목록이 있습니다.
넓게 보면 개개인의 소양과 인격 형성에 도움이 될 만한 기본적인 가치(예: 양심, 정직..)와
지구촌의 시민으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가치(생명존중, 자연 사랑, 평화, 함께하기)를 함께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주황빛의 책 표지에 친근하고 재미있는 일러스트레이션(삽화)이 매우 인상적인데요 이 책이 어떤 내용일지 즐거운 상상, 호기심을 유발하게 합니다.
이 책은 어렵지 않고 글씨 활자가 저학년 학생들도 보기 편하고 이야기의 장면마다 펼쳐지는 그림이 친숙하고 재미있게 표현되어 있어서 부담 없이 쉽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이야기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가치는 무엇일까요?

『개미굴 지키기』는 ‘협동’의 가치를 전달합니다.
어린 아이들이 좋아하는 곤충 ‘개미’의 소재를 빌어 마치 개미나라에 온 것처럼 생생하게 표현하였는데요 어느 날 개미나라에 온 ‘장수풍뎅이’(힘이 센 강자)를 지혜를 모아 서로 힘을 합쳐 장수풍뎅이를 맞서다가 나중에는 ‘개미’와 ‘장수풍뎅이’앞에 놓인 위기(돌맹이로 입구가 막힘)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이야기입니다. 즉, 어떤 어려운 상황에 처할지라도 욕심을 부리거나 서로 배척할 것이 아니라 함께 지혜를 모아 함께 한다면 평화롭고 웃음이 가득한 세상일 거예요.

『집 없는 달팽이』는 ‘사랑’ 이야기입니다.

시골 할머니댁 텃밭에 가면 한번쯤은 ‘달팽이’를 보게 됩니다. 특히 달팽이는 상추 잎을 좋아하고 아이들 또한 꼼지락 기어가는 달팽이를 좋아한답니다.
어느 날 보미네 욕실에 들어와 지내게 된 달팽이 가족.. 마치 지금 욕실에서 달팽이 가족과 함께 있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평생 집 없이 살아가야 하는 민달팽이의 운명! 하지만 엄마 달팽이는 곤충이든 동물이든 사람이든 간에 진한 모정(母情)이 있음을 다시 한번 이야기를 통해 표현되어지고 있습니다. 엄마 달팽이와 어린 달팽이들이 나누는 이야기들도 재미있습니다. 욕실에서 편하게 지내던 어느 날 민달팽이 가족에게 위기가 찾아옵니다. 겨울방학이 되어 보미네 가족이 시골 할아버지 댁으로 놀러가게 된 것이지요.. 따뜻했던 욕실 기운이 보일러를 틀지 않아서 욕실이 찬 기운이 올라올 때 엄마 달팽이의 마음은 어떠했을까요?.. 일주일 후 보미네 가족이 돌아왔을 때 다시 평화가 찾아오지만 곧 위기가 찾아옵니다. 그건 바로 보미가 민달팽이 가족을 발견하게 된 것이지요. 다행인 것은 보미 아빠와 엄마가 커다랗고 네모난 플라스틱 통에 배춧잎을 깔고 넣어 주어 이야기는 해피엔딩으로 마칩니다.


『내 멋대로 부대찌개』는 ‘용기’를 주는 이야기입니다.
이 책 표지의 큰 제목이기도 한 『내 멋대로 부대찌개』는 학교 생활에서 접하게 되는 이야기를 ‘민채’라는 아이의 1인칭 시점으로 새롭고 재미있게 담았습니다. 어느 날, 학교 수업시간 중 ‘멋대로 요리 경연 대회’가 펼쳐집니다. 모둠별로 이루어지는 요리대회를 치루기까지 준비하는 과정을 설레어 하는 아이들의 마음이 생생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모둠원인 승규, 윤서, 건영, 강민채.. 아이들은 처음 계획했던 음식재료는 아니었지만 각자 자유롭고 소신껏 재료들을 준비하고 새롭게 재탄생된 부대찌개를 완성하게 됩니다.
이 중 민채는 남 앞에 서지 못하고 수줍어하는 성격이지만 이를 극복하고 용기를 주는 친구들의 응원에 힘입어 앞에서 당당하게 조별 발표를 성공적으로 하게 됩니다.
이 이야기 중 마지막 장면의 인상적인 대화를 빌어 옵니다.
“맞아요. 이건 된장찌개예요. 하지만 저는 부대찌개라고 말할래요. 요리를 정하고 준비하면서 까칠했던 우리들이 서로를 이해하게 되었거든요. 우리 사이를 부드럽게 만들어 준 대단한 찌개, 그래서 우리 조가 만든 요리 이름은 부대찌개입니다.”


『별을 닮았다』는 ‘우정’을 담았습니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결점이 있지요. 다만 그 결점을 감추느냐, 이를 극복하고 당당하게 살아가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또한 더 나아가 주위의 시선도 말해 줍니다. 약점을 놀잇감으로 삼느냐, 약점을 괜찮다고 배려하며 용기를 주느냐...
이 책의 주인공인 세나!
세나는 뜻하지 않게 사고로 얼굴에 흉터가 있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 여름, 자전거 타기를 가르쳐준 아빠와 자전거 타는 연습을 할 때 중심을 잃어 그만 공원 화단 모서리에 턱을 찧은 것이지요.
세나는 이 상처를 가리기위해 비비크림을 바르고 다닙니다. 그래서 별명도 ‘비비공주’입니다.
이 동화에서 나오는 작품 인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캄보디아로 떠난 아빠, 김밥집을 운영하고 계시는 엄마, 이 동화의 주인공 세나, 친구 상현이. 재희입니다. 늘 상처를 가리고자 바르는 비비공주 세나는 어느 날 교실에서 닭싸움을 하고 있는 상현이를 보게 됩니다. 다리에 흉터가 있는 상현이를 보고 재희가 묻자 상현이는 ‘할아버지의 추억’이라며 탓을 남에게 돌리기 전에 내 잘못도 있다고 당당하게 말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체육시간, 모둠별 리그전으로 상현이가 던진 공에 세나의 분신과 같던 아빠가 사주신 ‘압살라 거울’이 공에 맞아 깨지게 됩니다.
거울이 깨진 것은 불길한 징조일 수 있지만 이 동화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세나가 감추려 했던 지난날의 부정적인 생각을 탈바꿈하는 하나의 계기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상현이는 세나에게 “비비크림을 지우니까 정말 귀엽다! 흉터가 별 스티커를 닮았다.”라고 재치있는 말을 건넵니다. 세나는 그 후로 비비크림을 바르지 않고 학교로 가게 됩니다. 상처를 상처로 남기지 않고 친구들의 우정으로 세나가 상처를 극복하게 되는 과정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생각하게 하는 깨달음인 것입니다.

『천사, 인터뷰하기』는 ‘나눔’의 가치입니다.
연말 불우이웃돕기 성금모금을 할 때쯤이면 이름도 없이 절약한 돈을 전주의 한 동사무소에 매년 꾸준히 내놓는 기부천사 소식을 듣게 됩니다. ‘나’만 생각하는 것이 아닌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것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깊이 생각해 보고 반성해야 할 덕목이기도 하지요.
이 이야기는 아이들이 ‘기부천사’를 찾기 위해 탐정처럼 벌이는 대화와 행동들이 무척 재미있습니다. 학교에서 숙제로 내 준 ‘인터뷰하기’를 위해 아이들은 어떤 전략적 행동을 펼칠까요?
이 이야기의 등장인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친구들(석우, 태효, 최한결), 중국집을 경영하고 있는 태효 엄마와 태효 아빠, 동사무소 김계장님, 구세군 아저씨)..
동사무소 앞에서 그들은 작전을 세우고 실행에 옮기나 결국 기부천사는 찾지 못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에는 허무하게 끝을 맺지 않고 있습니다. 바로 태효 아빠가 천사일지도 모른다는 상상의 물음표를 남기고 있지요.. 즉 나만 잘 입고 잘살기보다 더불어 같이 잘 살기를 원하는 작가의 마음이 재미있게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햇살 나비』에는 존중하는 마음’이 담겨져 있습니다.
이 글의 등장인물은 크게 은호, 일하시는 은호 엄마, 기원, 호진이입니다.
주인공 은호는 예쁜 꽃들과 벌들이 윙윙거리고 나비가 날아다니는 마당이 있는 집으로 이사오게 됩니다. 친구 기원이를 우연히 만나게 되고 집에 온 기원이와 은호는 마당에서 나비를 따라 쫓아다니게 됩니다. 기원이는 은호에게 반지하에 살고 있는 몸이 불편한 친구 ‘호진이’를 소개시켜 주게 되며 셋은 금방 친하게 됩니다. 누워있는 호진이를 위해 꽃도 꺾어다 주고 같이 그림도 그리며 손거울로 ‘나비’를 보여 줍니다. 지금도 노오란 햇살 나비 두 마리가 어두운 방안을 환하게 비추며 팔랑팔랑 돌아다닐 때 호진이의 좋아하는 모습을 떠올려 보면 마음이 따듯해질거에요.
친구를 배려하는 작은 정성과 관심을 가지는 것을 담고 있는 작은 이야기입니다.


※ 개미굴 지키기 - 김자연
집 없는 달팽이 - 박예분
내 멋대로 부대찌개 - 장은영
별을 닮았다 - 박월선
천사, 인터뷰하기 - 서성자
햇살 나비 - 박서진

◆ 내 멋대로 부대찌개, 청개구리 출판사, 2016년 12월 31일 발행, 값 1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