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소년문학 10월호 p.161~166면 '이런 책 읽어 보세요' 코너에 실렸습니다.
<이런 책 읽어 보세요>
읽으면 읽을수록 즐거운 동시집
『그냥』
문삼석 동시 · 김천정 그림
출판사 아침마중
과거 어린이들의 학창시절은 장난감, 컴퓨터, 핸드폰이 없어 많은 시간을 자연 속에서 친구들과 즐겁게 뛰어 놀면서 보냈습니다. 아이들은 원고지 한자 한자 정성들여 동시로 마음을 표현하고, 각종 예능 경연대회에 선생님과 같이 참석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이제는 소중하고 정겨운 초등학교 동창들이 성인이 되어 밴드(BAND)라는 소통 공간에서 추억을 회상하며 이야기를 하던 중 좋은 시가 있다고 보내 왔습니다. 문삼석 시인의 “그냥” 이었습니다.
엄만
내가 왜 좋아?
- 그냥······.
넌 왜
엄마가 좋아
- 그냥······.
크리스마스에 친구들에게 선물을 주시는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있다면, 어린이들의 영원한 아버지는 어린이날을 제정하신 방정환 선생님입니다. 그렇다면 여러분들을 위해 동시라는 선물꾸러미를 한아름 선물하신 분이 있습니다. 어디서 한번쯤 들어 보았을 이름 세 글자, 문 삼 석!
먼저 문삼석 시인을 소개할게요. 1941년 전남 구례군 구례읍 신월리에서 태어났습니다. 1959년부터 40여 년간 고향을 비롯한 광주, 서울 등지의 초·중·고교에서 교직 생활을 한 뒤 명예 퇴임을 하였습니다. 196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으로 문단에 등단하였으며, 『산골 물』, 『바람과 빈 병』 등 여러 권의 작품집을 펴냈고, <계몽사아동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윤석중문학상> 등 많은 상을 수상하였습니다. 문삼석 동시집은 문삼석 시인이 동시로 등단한 50주년을 기념하여 펴낸 자선(自選) 동시 100선입니다. 노란 표지에 하드보드지 커버. 엄마와 아이가 손잡고 있는 모습이 마냥 사랑스럽기만 합니다.
책 제목은 ‘그냥’입니다. 문삼석 시인을 시인으로 이끄신 분은 윤석중 선생님입니다. 윤석중 선생님은 우리나라 동요시의 큰 어른이시지요. 윤석중 선생님은 문삼석 시인의 첫 동시집 『산골 물』을 발간할 때 동시 머리글을 써 주셨는데, 그 중에서 일부를 소개합니다. 돌 돌 돌 산골 물 흐르는 소립니다. 돌 돌 돌 산골 물을 따라 맑고 밝은 시가 우리 마음속을 흐르는 소립니다. 돌 돌 돌 이 책을 지어내신 삼석(三石)임 이름에서 울려 퍼지는 소립니다. 돌 돌 돌 정하고 정답고 삼석 님 시가 산골 물을 따라 우리나라를 돌고 돌도 또 도는 소립니다. 처음부터 아셨던 것이었을까요? 이처럼 시인은 우리나라 동시에 많은 영향을 주셨습니다.
이 시집은 총 7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제1부 빵 세 개, 제2부 강아지, 제3부 이른 봄 들에서, 제4부 산골 물, 제5부 아가가 먹지만, 제6부 봉투와 풀, 제7부 그믐날인데 모두 100편에 이른 시집입니다. 내용은 가족, 자연, 동물, 아기, 이웃, 일생 생활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일부로 꾸며 쓴 억지스럽지도 않은 자연스러우면서도 많이 들어본 진부한 표현도 아닌 생생하고 맑고 즐거운 표현들이 입가에 미소 짓게 합니다. 한 편 한 편을 읽을 때마다 얼굴에 함박 미소를 갖게 하고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지? 절로 감탄하게 합니다.
동시를 모두 소개할 수 없어 아쉽지만, 그 중 친근한 동시 일부를 소개합니다.
기린과 하마
하마가 기린을 보고
걱정을 했어요.
- 저렇게 키만 크다가
하늘이 뚫리면 어떻게 하지?
기린도 하마를 보고
걱정을 했어요.
- 저렇게 살만 찌다가
땅이 꺼지면 어떻게 하지?
『우산 속』
여러분들이 교과서를 통해 익숙히 알고 있을 시는 많이 있지만 대표작으로 ‘그만 뒀다’, ‘바람과 빈병’이 있습니다. 동시(童詩)란, 어린이들이 직접 짓거나 어른들이 어린이의 마음으로 지은 시를 말합니다. 동시는 어린이들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길러주고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긍정적인 자세를 길러 줍니다. 또한 창의적인 생각이 열리지요.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여러분들을 위해 3가지를 제안합니다. 그것은 이미 글을 쓰는 작가들이 귀에 닳도록 하는 숙제이기도 하지요. 바로 “다독(多讀)-많이 읽어라, 다작(多作)-많이 써라, .다상량(多想量)-많이 생각하라” 입니다. 마음에 드는 좋은 시를 한 두 편 외우고 낭송을 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낭송(朗誦)이란 알맞은 음성으로 감정을 담아 읽는 것을 말합니다. 낭송을 올바르게 하려면 먼저 동시를 바르게 이해하고 감상을 해야 합니다. 제일 먼저 동시의 제목과 지은이의 이름을 살펴봅니다. 무조건 외우는 것이 아니라 시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파악한 후에 한 행 한 행 외웁니다. 동시의 행과 연 사이에서 충분히 쉬고, 천천히 읊으면서 동시의 맛을 잘 살려 감정을 살려 낭송합니다.
깊어가는 가을, 책 읽기에 좋은 계절이기도 하고 감수성이 풍부해지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이럴 때, 자기의 이름을 가지고 삼행시 짓기. 똑같은 시를 가지고 바꾸어 보는 시의 습작도 하나의 동시 쓰기의 즐거운 접근법이라 할 수 있겠네요. 또 이렇게 좋은 동시집을 두고 노트에 5번이고 10번이고 여러 번 써 보는 것도 참 좋은 방법이지요.
여러분들은 모두 시인입니다!
'책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시 한상차림(안도 동시 100선)』 (0) | 2016.07.20 |
---|---|
아름다운 가치사전 2 (0) | 2015.12.12 |
전북문화유산시집『천년 사랑의 빛 얼씨구』 (0) | 2015.10.29 |
[스크랩] 가을에 읽고 싶은 시... (0) | 2015.10.28 |
덕유산 (서재균 고문님) (0) | 2015.10.24 |